선조시대

선조임금의 우울

afsefe 2022. 12. 24. 19:36

전시대보다 나은 국가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선조가 푸념을 하는글

고려시대는 강했는데, 왜 조선은 약한가

고려시대는 문장을 잘했는데, 왜 조선은 그보다 못하는가

고려시대는 부유했는데, 왜 조선은 그렇지 못한가

선조가 말하는 걸 읽어보면 분명히 문제점을 알고있다. 

선조실록 191권, 선조 38년 9월 28일 기해 1번째기사 1605년 명 만력(萬曆) 33년

체찰사 한효순과 북로·남왜의 방어, 병졸 훈련·기계 수리 등에 관해 이야기하다

내 오늘의 일을 살펴보건대 우리 나라는 무략이 강하지 못하고, 조종조의 일로 말하여도 일찍이 한 번도 싸워서 승리한 적이 있지 않다. 우리 나라의 무략은 고려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알 수 없거니와 문치(文治)의 소치로 그렇게 된 것인가. 문장(文章)으로 말하더라도 우리 나라 2백 년 이래 여대(麗代)의 문장에 미치지 못한다. 이것으로 보면 문장과 무략이 모두 고려 때만 못한 셈이다. 장수에 있어서도 고려 때에 미치지 못한다. 고려말 홍건적(紅巾賊)의 난 때 정세운(鄭世雲)은 20만의 군사로 천수문(天壽門) 밖에 결진하여 포휘하고 공격함으로써 끝내 대첩을 거두었다. 우리 나라에서야 어디에서 20만의 군사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는 사람의 수효가 전조보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공사천(公私賤)은 날로 번성하는데 반해 군졸의 액수는 날로 감축되기 때문이니, 호령과 군정 또한 전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일찍이 사의(私意)로 헤아려 보건대 송(宋)나라 조정과 너무도 비슷하다. 자고로 국세가 이와 같으면 반드시 이적(夷狄)의 화를 받는 법인데 우리 나라의 일이 실로 염려된다. 무략만 강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재집(宰執)들 중에도 병법을 아는 사람이 없고 신진 문사들은 전연 무사(武事)를 모르고 있다. 내가 조신(朝臣)들을 경홀히 여기는 마음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시세(時勢)를 알지 못하여 그렇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인가? 무신은 책망할 것도 없거니와 반드시 독서한 연후에야 고금 성패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열 가지 일을 알아도 한 가지 일을 시행하는 자 또한 드문데 하물며 전연 옛글을 모르는 데야 말해 뭐하겠는가. 고사(古史) 뿐 아니라 병가(兵家)의 글을 아는 자 또한 전무하다."하니, 아뢰기를,

"과연 성상의 하교와 같습니다. 신이 일찍이 그들과 병법을 논한 적이 있었는데 장수가 될 만한 인재를 보지 못하였습니다."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무장(武將)은 활을 당기고 말을 달리는 일밖에 다른 기능이 없고, 문신은 오직 시구(詩句)의 연마만을 힘쓸 뿐이다. 내가 털끝만큼이라도 경홀히 여기는 마음을 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경에게 숨기지 않고 다 말하는 것뿐이니 말로 본의를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왜적은 한당(漢唐)의 성세에도 당해내기 어려웠으나 북적(北賊)에 이르러는 하나의 양장(良將)이면 충분한 것인데도 이처럼 어려우니, 실로 통탄할 일이다. 축적이 많은 후에야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옛사람이 부국 강병(富國强兵)이라고 하였으나 부강만을 위주로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축적이 있은 후에야 일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런데 천하에 어찌 이처럼 가난한 나라가 있겠는가. 흡사 여염의 궁핍한 집과 같아 하나의 진보(鎭堡)를 경영하기도 이처럼 쉽지 않다. 내가 보건대 전조에는 매우 부유하였는데 우리 나라는 어째서 이처럼 가난한 지 알 수가 없다. 우리 나라는 지역이 수천 리가 되지만 산천(山川)이 많이 차지하고 있어 생산되는 곳이 없다. 산에는 나무만 있고 물에는 돌만 있을 뿐이라서 중원(中原)에 비하면 1도(道)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원의 1도는 극히 부성(富盛)하여 우리 나라의 물력으로는 미칠 수가 없다. 왜국 역시 우리 나라처럼 가난하지는 않다. 그런데 왜국은 몇 개의 도로 나뉘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