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호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법
afsefe
2023. 1. 5. 20:04
글 하나하나가 버릴게 없다. 여섯줄의 완벽함을 보여주고있다. 솔직히 내가봐도 이건 나라라고 하기에도 우스운데 그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어떻겠냐
윤치호일기 제1권(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1)>1889년>3월 31일~4월 29일(음력 1889년 3월 1일~3월 30일) > 25일(26일, 목, 맑음)
25일(26일, 목, 맑음)
일과 여전하다. 오전에 한 친구에게 내 나라 멸시하는 말을 듣다. 비록 내 나라가 거지같은 지체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업신여김을 면하지 못하여 대답하지 못하니 부지중 자연 처량해진다.
내 나라 지금의 인민 정부 형세를 가지고 그 독립을 구하는 것은 열두 해 죽은 송장이 춤추고 노래함을 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조선 사람으로 태어나 무슨 세상 영광을 바라겠는가. 이 구름 같이 지나는 인생과 물같이 흐르는 세월을 쓸데없이 보내지 말고 진심으로 힘을 다하여 내 일생을 유용하게 써 죽은 뒤 낙토에 가면 설마 거기에야 이 세상 등분(等分)과 교만과 무정한 일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