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호

윤치호의 아내 11 - 악마같은 여자

afsefe 2023. 11. 12. 16:11

7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7(한국사료총서 번역서7)>1923년(계해년)>6월>

30일 《토요일》 흐림. 시원한 날씨와 후덥지근한 날씨가 반복됨.

서울 집이다. 지난 4일 동안 아내는 그녀의 심술에 딱 들어맞는, 지독할 정도로 표독한 상태에 있었다. 누구도 아내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는 모친과 우리, 그밖에 모든 사람한테 화를 낸다.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아내를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공격적인 말이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말다툼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참아낼 수 있는 만큼 참아내야 한다. 이런 침잠한 정신적 고통으로 나는 두통을 앓고 있다.

거룩하신 주님, 저는 아내가 나와 우리 가족을 떠나서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간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내는 너무 교활해서 절대 떠나지 않는다. 어디서 자신의 혐오스러운 꼴을 나처럼 많이 참아주는 남자를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수록 아내는 점점 더 악마처럼 심술이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