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호
글을 몰랐던 윤치호의 숙부
afsefe
2023. 12. 24. 18:20
윤치호의 숙부는 한자를 전혀 몰랐다. 양반이라도 한자를 모르는 자가 제법 많았다는 걸 알수있다. 더군다나 양반 치곤 거지 처럼 살았던 가난뱅이 였다.
10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10(한국사료총서 번역서10)>1939년(기묘년)>11월
4일《토요일》 오전 흐림. 오후 맑음.
서울 집. 오늘 오후 4시 숙부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분은 조선 제일의 행운아 중 하나다. 86년의 인생을 사는 동안, 이조 말의 참담한 실정(失政) 아래서나 한일합방 이후 철권통치 아래서 우리 선친과 내가 겪은 것 같은 불행과 고통을 전혀 겪지 않으셨다. 숙부는 학교 교육이라곤 받아본 일이 없으신 분이다. 한자만 적힌 편지는 읽지도 못하셨다. 글이라고는 아예 아무 것도 읽지 않으셨다. 하지만 너무나 건전한 상식과 진실성을 지녔기에 조선 역사상 가장 현명하고 용감한 무신(武臣)이 될 수 있었다. 숙부는 훌륭한 아내를 두셨는데, 숙모는 85세까지 장수한 삶을 숙부와 함께 사시면서 5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을 낳았다. 둘째 아들인, 나의 사촌동생 치소는 지주로 큰 부를 축적했다. 그에게는 숙부가 가난뱅이로 생을 마감했다고 여겨질 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지난 20년 간 숙부 곁에 개념없는 첩만 없었더라면, 적어도 10~15년은 더 오래 살면서 건강한 생활을 즐기셨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