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관전서 제57권 / 앙엽기 4(盎葉記四)
고려(高麗)의 성세(盛世)
《익재집(益齋集)》 이제현(李薺賢)이 지었다. 에,
“현종(顯宗) 상고하건대, 현종은 태조(太祖)의 제8자 욱(郁)의 아들인데 재위(在位) 22년이었다. ㆍ덕종(德宗) 상고하건대, 덕종은 현종의 태자(太子)인데 재위 3년이었다. ㆍ정종(靖宗) 상고하건대, 정종은 현종의 차자(次子)인데 재위 12년이었다. ㆍ문종(文宗) 상고하건대, 문종은 현종의 제3자로 재위 37년이었다. 은 아蒀지가 즉위하면 아들이 계승하고 형이 죽으면 아우가 뒤를 이어 전후 80년이었으니 성대한 시대라고 할 만하다.”
하였고, 《상촌집(象村集)》 신흠(申欽)이 지었다. 에,
“현종(顯宗)으로부터 문종(文宗)에 이르기까지 거의 80년이다. 문종은 절검(節檢)에 힘쓰고 어진 인재를 등용하였으며 백성을 사랑하고 형벌을 신중히 하였다. 그리고 학교를 숭상하고 노인을 공경했다. 아울러 권위와 명기(名器)를 권신에게 빌려 주지 않아서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였다. 그리하여 송(宋) 나라와 요(遼) 나라에서 포상(褒賞)이 서로 잇달았으며 왜국과 오랑캐까지 보배와 공물을 싣고 바다를 건너와 바쳤으니 고려 때 태평성대를 이룬 임금이었다.”
하였다. 덕무(德懋)는 삼가 살피건대, 아조(我朝)의 숙종대왕(肅宗大王)은 재위(在位) 46년이고 경종대왕(景宗大王)은 재위 4년이고 영종대왕(英宗大王)은 재위 52년으로, 열성(列聖)들이 서로 계승한 것이 1백 2년이다. 그동안 정치가 잘 이루어져 임금의 은택과 교화가 이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래서 나라가 편안하여 닭과 개가 놀랄 만한 변고(變告)도 없이 태평성세의 즐거움을 누렸으니 아름답고도 성대하도다. 삼대(三代) 이후로는 없었던 일이다. 그러니 고려에만 태평성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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