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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고려시대 늙은 무당

by afsefe 2022. 12. 17.

※ 이규보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제2권 / 고율시(古律詩)

노무편(老巫篇) 병서(幷序)

내가 살고 있는 동쪽 이웃에 늙은 무당이 있어 날마다 많은 남녀들이 모이는데, 그 음란한 노래와 괴상한 말들이 귀에 들린다. 내가 매우 불쾌하긴 하나 몰아낼 만한 이유가 없던 차인데, 마침 나라로부터 명령이 내려 모든 무당들로 하여금 멀리 옮겨가 서울에 인접하지 못하게 하였다. 나는 한갓 동쪽 이웃에 음란하고 요괴한 것들이 쓸어버린 듯 없어진 것을 기뻐할 뿐 아니라 또한 서울 안에 아주 이런 무리들이 없어짐으로써 세상이 질박하고 백성들이 순진하여 장차 태고의 풍속이 회복될 것을 기대하며, 이런 뜻에서 시를 지어 치하하는 바이다. 또 밝혀 둘 것은 이 무리들도 만약 순진하고 질박했다면 어찌 왕경(王京)에서 쫒겨났겠는가. 결국 음란한 무당에게 의탁하기에 쫒겨나게 된 것이니 이는 스스로가 불러일으킨 것인데 또 누구를 허물하랴. 그리고 남의 신하된 자도 마찬가지다. 충성으로 임금을 섬긴다면 종신토록 잘못이 없을 것이나, 요괴한 짓으로 민중을 미혹시킨다면 곧 그 자리에서 실패를 당하리니, 이치가 본래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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