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7(한국사료총서 번역서7) > 1923년(계해년) > 9월
27일 《목요일》 화창하고 따뜻함.
송도 집이다. 많은 조선인들은 이렇게 넋두리를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모두 일본인 수중에 들어가 있고, 조선인이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말이다.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 분야에 관한 한 정말이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농업·공업·상업 분야에서 조선인이 이윤을 남길 만한 활동 공간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역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근거는 이렇다. 일본인을 빼고 조선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다면, 중국인은 조선에서 농민으로서, 수공업자로서, 상인으로서, 날품팔이로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자본과 경험 부족으로 규모가 큰 사업을 경영할 수 없는 조선인이 이윤이 작다는 이유로 규모가 작은 일조차 외면하려 드는 것이 뼈아픈 현실이다. 그래서 조선인이 벌 수도 없고, 벌려고도 하지 않는 와중에 모든 것이 일본인과 중국인 수중으로 넘어간다. 너무 늦기 전에 위기를 깨닫지 못한다면, 조선인의 장래는 정말이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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