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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호

조선 선비의 모습

by afsefe 2023. 3. 15.

※서전書傳 - 남송의 성리학자 채침(蔡沈)이 찬술한 《서경》의 주석서를 말한다
※서경書經 - 5경의 하나로, 고대 중국의 정치를 기록한 유교경전
6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6(한국사료총서 번역서6)>1919년(기미년)>11월

10일 《월요일》 화창한 날씨.
YMCA에서 근무했다. 내가 존경하는 친구인 이종원은 위대한 한학자이거나 위대한 한학자가 되었어야 했다. 이종원은 젊을 때 『서전(書傳)』만 400번 읽었고, 다른 고전도 그만큼 많이 읽었다. 조선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이종원의 뇌(또는 배)는 중국 현자들의 현명한 말로 가득 차 있다. 어느 여름날 나는 이종원이 억수같이 내리는 비에 신발이 흠뻑 젖어 버린 것도 모른 채 방에 앉아서 사색에 잠겨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조선 500년이라는 수치스러운 세월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온, 아니 잘못 지배해온 고대의 방식은, 제대로 된 도로나 다리나 제품이나 어떤 개발도 없이 사람들이 가축우리 같은 집에서 돼지처럼 살도록 방치될 때에만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을 만들어냈다. 훌륭한 수필을 읽거나 쓰는 것만으로는 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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