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10(한국사료총서 번역서10)>1943년(계미년)> 5월
17일(계미년4월14일)《월요일》 흐리고 쌀쌀함. 정오에 화씨 68도.
서울 집. 오전 9시 기선과 함께 부암정에 갔다가 오후 5시 시내로 돌아왔다.
사람들(조선인들)이 속살거리는 말에서 올해도 기근이 들 것 같다고 공포에 겨워하는 데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1. 농민들(조선인 농민들)에게 화학비료가 없다.
2. 두엄더미를 만들 지푸라기가 없다. 지푸라기 한 올도 모두 군량미를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3. 농사지을 노동력이 부족하다. 시골 청년들 다수가 일본 본토 및 기타 지역의 광산, 농장, 공장 같은 데서 필요한 노동력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차출되었기 때문이다.
4. 쌀이나 기타 곡식의 부족으로 농민들조차 장정의 몫을 다하지 못할 정도로 영양이 부실하다.
5. 옹졸한 공무원들이 농민들로부터 무자비하게 쌀을 갈취하니까 민심이 강퍅해져서, 우리가 먹지도 못할 쌀인데 땀 흘려 농사지을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원성이 터져 나온다. 수많은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가서 일용노동자가 되는 이유다.
여섯 번째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물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끔찍한 가뭄이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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