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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호

구한말 연회장에서

by afsefe 2023. 5. 1.

사극 에서는 안나오지만 조선시대 여성들은 언제나 담배를 물고 다니며 피워 댔다. 연회장 묘사한 글로 보건대 흡사 지옥을 방불케 한다. 비위생 환경, 찌든 담배 연기, 조선인들 특유의 천박함, 더 충격적인 건 이들은 전부 양반들 이라는 것, 귀족들의 특징적인 품위가 없다. 

 

3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3(한국사료총서 번역서3)>1895년(조선 개국 504년, 고종 32년, 을미년)>3월

9일(음력13일) 《토요일》 따뜻하고 상쾌한 날.

거리는 지겨울 정도로 질퍽했다. 이모부(이건혁[李健爀])가 어제 청국 조랑말 한 마리를 보내왔다. 일본인 거류지에 가서 그 조랑말에 쓸 안장을 구했다. 기분 좋게 한번 탔는데 버선을 버렸다고 아버지께 꾸지람을 들었다.

오후 6시 내각 비서관들이 개최한 연회에 참석했다. 그곳에 가무를 하는 소녀 5명이 있었다. 다음과 같은 일들을 흥미롭게 목격했다.

1. 조선 여성의 의상은 일본 여성의 의상 같은 우아함은 부족하지만 지나치게 요란한 중국 의상보다는 품위 있고 자연스럽다.

2. 조선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이 틀림없다. 아무리 상류층이라고 해도 여성들은 언제나 담배를 피운다. 담배, 시가, 작은 담뱃대 그리고 큰 담뱃대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3.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손님들 앞에서 요강을 사용하면서 아무도 낯을 붉히지 않는다.

4. 방안에서 노래가 울려 퍼지는 동안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연기에 찌든다.

5. 조선인들은 지저분하게 마신다. 아무리 술잔이 크다 해도 마시는 사람은 그 안에 든 술을 다 비울 때까지 결코 잔을 내려놓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술을 마시며) 음식까지 씹는다.

6. 조선의 음악은 중국이나 일본의 음악보다는 확실히 더 낫게 들린다. 조선 소녀의 발은 자랑할 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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