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3(한국사료총서 번역서3)>1895년(조선 개국 504년, 고종 32년, 을미년) 8월 16일(음력26일) 《금요일》
프랑스 신부 샤르쥬 베프(Charge-beif)와 함께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하다. 조선 문제의 상황이 나날이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고 있다. 관직 임명권은 군주의 손안에 있는데, 모든 요직은 궁중의 금고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쥐어짜내는데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 유일한 재주인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 불행한 나라는 도덕적·정신적·정치적 타락이 밑바닥까지 이르러 그 어느 것도 이 나라의 거리나 오두막보다 지저분할 수 없고, 이 나라의 관리들보다 부패할 수 없으며, 이 나라의 백성들보다 무지할 수 없고, 이 나라의 식자(識者)들보다 뻔뻔하고 더 위선적일 수 없다. 조선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더 이상 더 나빠질 수가 없다. 슬픈 일이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조선이 재생할 희망이 없다는 것이 더 슬프다.
쓸모없는 두 미국인 르젠드르 장군(General Le Gendre)과 다이 장군(General Dye)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도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 배를 살찌우고 있다. 불한당이라면 해외에서 더 수입하지 않아도 조선에 넘쳐난다.
외부대신 김윤식은 총기 있고 친절하며 선의를 가진 노인이다. 그러나 의지가 약해 남에게 쉽게 좌우된다. 김윤식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는 그의 개인 비서 육종윤(陸鍾允)은 내가 매우 경멸하는 교활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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