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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호

윤치호의 걱정

by afsefe 2023. 11. 19.

10집 국역 윤치호 영문 일기10(한국사료총서 번역서10) > 1938년(무인년) > 11월

12일《토요일》 청명. 매우 추움.

서울 집. 나와 알렌이 갚아주어야 하는 광선의 막대한 빚때문에 걱정이다. 광현이 아직 서대문경찰서의 수중에 있어 불안하다. 정재흡이 광선, 치왕, 치창과 또 다른 사람들에게서 악랄하게 강도질한 행위가 서대문경찰서에 의해 조사되고 있고, 그들이 참이건 거짓이건 사에키씨에게 돈을 주었다고 자백함으로써 사에키는 부윤직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걱정이다. 화재로 무너진 점포들을 새로 지을 일도 걱정이다. 전시(戰時)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요즘 제반 정세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이 모든 근심 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여기에 덧붙여 아내 마저도 정나미가 떨어지는데, 나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완전히 이기적이고 불친절하게 굴어서 나를 너무 비참하게 만든다. 소중한 아이들 때문에 그 여자와 입씨름하지 않는 것뿐이다. 오늘 아침 그 여자 방으로 들어갔을 때 맨 처음 한다는 소리 좀 들어보소. “죽을 만큼 앓아도 눈 꼬랑지 하나 안 봐주지, 목구멍에 거미줄이라도 칠까봐 밥 얻어먹으려고 서방이라고 바라보고 있지.” 얼마나 상스러운가! 불평조차 할 건더기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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